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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the city

동네 산책

by likeitnow 2014. 11. 8.

이사를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은 동네가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은 때, 동네를 한바퀴 돌다보면 아무도 모르는 외국에서 혼자 살던 때가 생각이 난다. 아마도 이 곳의 경험을 누구와도 공유하고 있지 않으니까, 외국에서 아는 사람 없이혼자 살 던 때 생각이 나는 것이겟지. 동네 구석구석에 신기한 가게도 많아 멀찍이서 살펴보는 느낌도 비슷하고.


햇빛은 빛나고, 앞 뒤의 산에서 나는 숲 냄새도 좋고, 복작대지 않는 여유있는 거리도 마음에 들지만, 이 아름다운 거리를 혼자 즐기다보면, 비 온 후 풀 냄새가 가득하던 독일 프랑크 푸르트의 출근 길 모습이 겹쳐진다. 출근하지 않는 주말 아침에는 거실 창 밖으로 햇빛이 쨍하게 비치고, 주택가 골목 밖으로 오픈 마켓이 열렸다. 그 옆 노천 까페에는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편안한 평상복 차림으로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나와 그 거리로 섞여 들어가 이리 저리 쏘다니다보면, 나도 그 사람들 속의 일부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여전히 이방인같기도 했던 기억들.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듯 했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조금은 달콤하고, 조금은 쓸쓸한 거리를 걷다 보면, 언젠가는 친해진 누군가와 같이 걷기도 했고, 혼자 말 없이 촉촉한 흙길을 밟아가기도 했던. 허전함을 무한한 자유로움으로 바꿔치워 가며, 그래도 꽤 아름답게 남아있는 기억들.


새로 이사온 동네, 오늘도 그 때처럼 동네 탐험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