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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4

리빙 스페인 스페인을 떠나는데 일말의 아쉬움이 없다. 기대했던 뜨거움과 여유, 삶을 즐기는 자세 같은 것은 보지 못했다. 렌트한 아파트에서 한국애들과 어울렸고, 현지인이라고는 식당아저씨나 호텔 종업원 외에는 본 적 조차 없기 때문이다. 스페인에 이주 이상 있으며 세비야, 론다, 네르하, 그라나다, 바르셀로나를훓었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휩싸였고, 스페인에서 만난 사람은 스패니쉬만 뺀 전세계 사람들이었다. 길거리에서는 항상 불안해서 소매치기 안당하고 스페인을 떠나는데 오히려 안도의 한숨이 나올 정도다. 그 누가 일생에 한번은 스페인을 만나라고 했나? 그 누가 스페인 너는 자유다 라고 외쳤나. 짧은 여행에 스페인을 만나는 것 자체가 무리였을 수 있다. 나는 계획보다 일찍 스위스를 거쳐 독일로 향한다. 2010. 6. 18.
호텔 열전 그리하여 이번 유럽여행에서 묵었던 숙소 랭킹. 호스텔부터 독일 민박, 아파트 렌트, 5성 호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나의 유럽 숙소들 완전 분석! 중저가의 평균적 시설과 허술한 아침보다는, 아싸리 4성 이상급 되거나, 아니면 깨끗하고 개성넘치는 호스텔이 낫다는 결론. 2010. 6. 18.
0일차. 소심한 쿠바 - 스페인 누구나 쿠바같은 곳을 필요로 한다. 정K는 Skype를 통해 건 전화번호를 보고 외국이냐고 물었고, 나는 국가번호가 이색적일 나라가 어디가 있을까 상상하면서 제일 먼저 머리속에 떠오른 '쿠바'라고 답했다. 순간 정K는 매우 방정맞은 파안대소와 평소보다 한 옥타브 높은 도레미파 ‘솔’ 톤의 목소리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다. 내가 런던이라고 정정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쿠바 앞에서는 런던조차 보링한 도시일 뿐이다. 런던 소리에 그의 목소리는 어느새 사무적 말투로 되돌아왔고, 전파를 타고 그의 실망도 함께 전해진다.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쿠바를 필요로 한다. 자신은 못 가더라도, 남은 가주기를 바라면서. 자신은 사고치지 못하더라도, 남은 사고쳐 주기를 바라면서. 그게 쿠바가 아니라, 무엇이라고 .. 2010. 6. 18.
자유를 쓰는 방법 한달간의 휴가를 갈 수 있다면. 듣기만 해도 달콤하다. 십년을 일해도 주어질지 말지인 이런 휴가는 바쁘면서도 지루한 사무실에서의 하루를 한 삼천육백오십번 정도 경험한 사람에게는 대로망이다.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는 이룰 수 없는 상상이므로. 이건 사무실 책상에 앉아 안나푸르나 등정을 꿈꾸거나, 아프리카의 사파리를 상상하는 것 처럼이나 실제로 맘만 먹으면 할 수 있으면서도 (일테면 회사를 그만두는 특단의 액션) 당장은 닿을 수 없는 그 어떤 신기루. 내게 한달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유럽에 가겠다. 한달간 집을 빌리거나, 친구집에 얹혀살면서 말 그대로 게으르게 보내겠다. 남스페인이나 남프랑스의 뜨거운 지중해속으로 잠깐씩 여행을 다니고, 작은 노트북을 하나 들고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시켜두고 하고싶은 것들 .. 2008.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