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의 휴가를 갈 수 있다면.
듣기만 해도 달콤하다.
십년을 일해도 주어질지 말지인 이런 휴가는
바쁘면서도 지루한 사무실에서의 하루를 한 삼천육백오십번 정도 경험한 사람에게는
대로망이다.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는 이룰 수 없는 상상이므로.
이건 사무실 책상에 앉아 안나푸르나 등정을 꿈꾸거나,
아프리카의 사파리를 상상하는 것 처럼이나
실제로 맘만 먹으면 할 수 있으면서도 (일테면 회사를 그만두는 특단의 액션)
당장은 닿을 수 없는 그 어떤 신기루.
내게 한달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유럽에 가겠다.
한달간 집을 빌리거나, 친구집에 얹혀살면서
말 그대로 게으르게 보내겠다.
남스페인이나 남프랑스의 뜨거운 지중해속으로 잠깐씩 여행을 다니고,
작은 노트북을 하나 들고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시켜두고 하고싶은 것들 하면서,
살아보는거지, 뭐.
상상은 언제라도 달콤하다.
아, 유체이탈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