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 유럽22

독일 프라이부르크 스위스 베른과 독일 프라이부르크 사이에서 갈등하다 프라이부르크로 낙찰. 마음은 스위스 베른이었지만, 압도적으로 효율적인 동선때문에 하루 전날 프라이부르크를 선택했다. 프라이부르크는 거리 곳곳에 흐르는 수로가 인상적인 대학도시로, 시원하고 쾌적한 분위기가 있고, 대학도시 특유의 활달함이 매력적인 곳이다. 혼자 식당에서 크레페와 맥주 한잔을 마셔도 어색하지 않은 도시. 어느 삼층집 앞에서 친구의 이름을 부르고, 실시간으로 창밖을 내다보는 검은 면티를 입은 청년. 어느 식당 앞에서, 길이 엇갈렸던 연인은 다시 만나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다. 이 도시 사람들의 평균연령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서울이나 런던보다는 훨씬 젊을 것 같은 경쾌함. 나도 다시 대학생이나 원생이나, 아니면 늙은 박사라도 되어, 이 도시의 .. 2010. 6. 24.
ICE, 명품을 만드는 차이 디테일 일 잘하는 사람과 그저 그런 사람의 차이는 디테일이다. 명품과 중국산의 차이도 그렇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차이도 마찬가지다. GNP는 거의 따라잡았다고 하더라도, 소수의 사람들을 배려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가의 차이가 선진과 후진을 결정한다. 오랜만에 타본, 내가 좋아하는 독일 ICE. 정확한 출도착 시간보다, ICE 안내서가 더 감동적이다. 일테면 이런 것들. 자전거를 가진 사람은 어느 칸으로 가라, 강아지를 가진 사람은 무엇을 지켜라. 장애인이라면, 어느 칸에 장애인 시절이 마련되어 있고, 장애인 화장실은 어디에 있으며, 아이와 부모 객실칸이 있으니 이용하라, 같은 것들. 특별한 대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도, 아이나 강아지를 데리고 타는 사람도, 장애인들도, 나름대.. 2010. 6. 24.
남자들의 배낭여행을 촉구함 배낭 여행은 원래 여자들만 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혼자 이곳 저곳 여행해보고, 한국이나 현지의 각종 투어에도 참여하고 난 후 발견한 것은, 여기에도 여자, 저기에도 여자가 가득하며, 이 세상의 배낭여행은 한국 여자들로 점령됐다는, 뿌듯하지만 아쉬운 결론이다. 한국의 여자들에게 혼자 여행이란, 한번쯤은 멋진 책을 읽으며 밤을 새거나, 인생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보거나, 교환학생이나 승진 등에 미친듯이 도전해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꼭 거쳐야만 하는 중요한 통과의례가 된 것이다. 그런데 한쿡 남자들은, 혼자 여행할 엄두는 대부분 꿈도 안 꿀 뿐만 아니라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외국까지 나갈 필요가 있나며 굳이 한반도에 머물거나, 한참 용기를 내봐도 기껏 둘이 .. 2010. 6. 23.
바젤의 따뜻한 고백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는 너무 예쁜 아날로그적 도시 바젤에서 받은 문자. 보고싶다 사랑해 얼마 만에 받아보는 문자인가.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꽤 날씨와 어울리는 문자였다. 비오는 이국, 좀 따뜻해진 기분이다. 2010.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