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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유럽22

18일차, 바젤에 반하다 바젤의 아름다움. 현대적인 도시에 아날로그적인 디테일이 살아있다. 거리는 깨끗하고 정리정돈되어 있으며, 사람들은 친절한 편이고, 영어도 잘한다. 선진국의 냄새. 소탈해보이는 사람들. 게다가 이쁜 여자도 많지 않다. (음화화화화!) 조금만 도시를 벗어나도 말들이 뛰어노는 자연. 독일사람들은 흠을 잡을 수가 없어서 스위스를 싫어한다고 하던데, 몇시간 만에 그 멘트에 동감하게 되었다. 껄렁한 숙소인 유스호스텔도 최고였다. 스위스에 반한 또 하나의 이유는 허세가 없어서다. 작고 소박하고 겸손하다. 우리도 과거 창덕궁 경복궁을 보면, 그렇게 자연과 잘 어울렸는데, 언제부터 자기 위용을 과시하지못해 안달이 났을까. 더 크게, 더 번쩍거리게, 더 으리으리하게 지어대는 건물들은 그렇게 저렴해 보일 수가 없다. 이곳은 .. 2010. 6. 23.
의문의 마을, 라우펜부르크 사람의 사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해서, 바젤에서 기차로 40분 떨어진 인적 없는 라인강 동네인 라우펜부르크 (Laufenburg), 이곳에서 찾아들어간 작고 격조있는 호텔의 테라스에서, 담배를 피우며 빨간 얼굴로 눈물을 닦고있는 한 여자의 혼자인 순간에 덜커덩 침입하고 만 것이다. 그럼 그렇지, 이쁜 동네라고 별 수 있겠나. 사랑과 이별, 사람간의 갈등, 생로병사의 아픔 앞에서는 누구도 속수무책이다. 소주든, 와인이든 한잔 앞에 두고, 담배를 피우면서 남들이 보지 않을 때 눈물을 쓱쓱 닦는 수밖에. 그나저나 이 의문의 라우펜부르크. 바젤에서 가볼만한 동네라는 어떤 네티즌의 찬사에 와 봤는데, 정말로 실망이다! 이상하게 여행책자에는 하나도 소개되지 않은 마을이라, 의구심을 가지면서 혹시나 하고 와봤는데, 대.. 2010. 6. 23.
징크스를 찾는 버릇 바젤, 어젯밤 꿈을 곰곰히 생각한다. 뒤척임도 없이 곤히 자는 여행지의 잠자리. 잠은 많이 자고 꿈도 많이 꾸는데, 꿈을 해석하는 버릇이 생겼다. 모두 맘이 약해져서이다. 꿈이 반대라는 것도 모두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서 나온 말이겠지. 쉬는 동안 회사 소식을 트위터와 뉴스에서 본다. 그 숭고한 트윗질을 보며, 나는 라우펜부르크로 간다. 마음이 짠하면서 싱숭생숭하고, 쓸쓸히 부러우면서도 하나도 부럽지 않다. 2010. 6. 23.
되도 않은 여행 패션 여행을 하면서 풀 메이크업을 하고 꽃단장을 하는 여자들을 싫어한다. 하이힐을 신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이 별로 가당치 않아 보인다. 그리고, 이상한 모자를 쓰고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 DSLR 카메라와 거대한 렌즈로 싸이나 페북을 위해 아무사진이나 찍어대는 저 남자도, 아아, 좀 아니란 말이다. 조금 많이 싼 티 나요! 2010.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