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는 기분
좋다는 회사에 다니고, 주식으로 큰 돈도 벌어보고, 유학도 다녀오고, 연애도 하고. 그 많은 것들을 해도, 나는 어쩐지 어른이 된 것 같지가 않았다. 내가 처음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 건, 촌스럽게도 운전을 시작하면서였다. 시동을 켜고 기어를 넣고, 창문에 한 팔을 거만하게 올리고 바람결에 머리를 흩날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짐짓 어른같은 표정을 짓는 것이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아마도 처음 차를 갖게 된 계기가, 병원에 다니셔야하는 아빠의 보호자를 자처하면서였기 때문일 것 같다. 맨날 아빠 차에 얻어타고 다니다가, 내 차로 아빠를 모시고 다니면서다. 아빠의 첫 차는 큰 아빠에게 공짜로 얻은 옛날 르망이었고, 두번째 차는 2000년식 EF 소나타였는데, 나는 그때 2001년식 뉴EF 소나타를 사..
2011.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