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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유럽

남자들의 배낭여행을 촉구함

by likeitnow 2010. 6. 23.

배낭 여행은 원래 여자들만 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혼자 이곳 저곳 여행해보고, 한국이나 현지의 각종 투어에도 참여하고 난 후 발견한 것은, 여기에도 여자, 저기에도 여자가 가득하며, 이 세상의 배낭여행은 한국 여자들로 점령됐다는, 뿌듯하지만 아쉬운 결론이다.
 
한국의 여자들에게 혼자 여행이란, 한번쯤은 멋진 책을 읽으며 밤을 새거나, 인생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보거나, 교환학생이나 승진 등에 미친듯이 도전해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꼭 거쳐야만 하는 중요한 통과의례가 된 것이다.

그런데 한쿡 남자들은, 
혼자 여행할 엄두는 대부분 꿈도 안 꿀 뿐만 아니라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외국까지 나갈 필요가 있나며 굳이 한반도에 머물거나, 한참 용기를 내봐도 기껏 둘이 함께 다니는 정도다. 그러니 서울의 남자 품귀 신드롬에 치여 외국으로 나와봐도, 만나는 건 온통 혼자 여행을 다니는 당차고 경제적 여유를 가진 멋진 여자들 뿐이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물론 이유가 있다.
한국여자들이야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취업경쟁, 이쁜 아이들과의 외모경쟁, 날씬해지기 위한 체중과의 전쟁 등 생존경쟁을 통해 매우 드라마틱하게 진보하고 있는 종족이다. 외국에 나와보니, 한국에서처럼 내가 뚱뚱하지도 못생기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포카혼타스 같은 외모가 더 어필할 뿐만 아니라, 한쿡서 자연스럽게 체득한 남을 배려하는 여성적 심성으로 인해 오히려 동급 최강의 면모를 과시한다. 거기에 가끔 외국남자들이 좋다고 쫓아다니기까지 하니 아무리 한쿡서 후남이였더라도 외국에서 공주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에 반해 우리의 대한남아, 상대적으로 외국애들에 비해 왜소하고, 보수적이며, 적응력 또한 여자들보다 취약하다. 거기에 대한남아가 외국에서 인기를 끄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더구나 외국에서 남자들의 우선순위는 여자, 동물, 노인 다음 정도 가는 것이니, 집 떠나면 원래 고생인데다가 여러가지 메리트들이 사라지는 외쿡, 당췌 외국 나와서 좋은게 없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 남아들이 좀 더 많이 전세계로 나와 주었으면 좋겠다.
어서 어서 한국 남자들이 세계로 나와서, 여행 갔을 때 멋진 여자들 뿐 아니라, 멋진 남자들도 많이 많이 만나보고 싶어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