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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 the city

봄날의 허세남

by likeitnow 2015. 4. 19.

요즘 내가나이가 들어서 마음이 바다와 같이 넓어지고,

사람들의 허세 같은 것도 귀엽게 넘겨들을 수 있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오는 일요일 오후,

동네 까페에서 커피 한잔을 시키고 밀린 번역과 웹질을 하는 아름다운 봄 날 오후,

저 앞자리에 앉아서 

맞은 편 여자에게 각종 허세 -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이 조 단위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거나, 

교수들도 만나보니 나보다 하수더라 같은 - 이런 얘기들을 

까페의 모든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큰 소리로 떠들고 있는 저 아저씨는

하, 정말... 참아줄 수가 없구나.


어떤 말을 하건 상관이 없지만, 목소리를 조금만 낮춰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장담하건데요, 괜찮은 여자분이라면 그런 얘기를 맨정신으로 소화하기 어렵답니다.

지금 대화의 90%를 본인만 얘기하고 있는데요, 여자분께도 말할 시간을 좀 주시구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게, 그냥 말이 아니라구요.


나이 지긋한 양반이 왜 그렇게 허세를 부려요.

앞자리 여자분께 마음이 있어서 그러는 것 같긴 한데요,

NG랍니다, 아저씨.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