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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days' project

90일 project - 수영을 통한 자기수양

by likeitnow 2011. 7. 7.
바다소녀라는 호칭이 무색하게,
대학다닐 때 장대에 매달려 나오는 수모를 겪으면서 처절하게 수영을 배웠다.

이후에는 어떤 오기가 발동하여, 학교밖에서도 와신상담 수영을 연마하여,
자유영과 배영으로 우아하게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렇게 십수년을 수영했다.
꿋꿋하게 자유영, 배영, 오직 2가지로 십오년을 버텼다.

수영의 국영수는 자유영, 배영이라고 생각했으니,
평영, 접영이야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었고,
또 수영의 기본기가 있는 내가 평영을 배우기 위해 굳이 강습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수영 다니면서 어푸어푸 하면서, 평영은 연습해서 충분히 배울 수 있겠지, 이게 내 생각이었다.

결론은 착각이었다.
난 펠프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평영을 할라치면, 손과 발은 약속이나 한 듯이 함께 뻗어나갔다.

그리하여, 더 이상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기로 한 2011년 뉴이어즈 레졸루션,
나는 소박하게,
올해는 평영을 배우자, 라는
목표같지도 않은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6개월이 훌쩍 지나고난 어느 좀 디프레스되었던 날, 
매우 즉흥적으로 평영강습을 신청했다.
그때는 몰랐다.
내 십오년 헤엄역사의 기적같은 것이 그렇게 시작되었을 줄은.

강습을 시작하고 2주후.
아, 나는 평영으로 25미터 풀을 왕복했다! ㅠㅠㅠㅠㅠㅠ
수영장에 몰려든 어린 영혼들에게 수영쌤이 할당해준 시간은 불과 5분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5분의 지도를 2회차에 받았을 때,
나는 십수년동안 결코 이룰 수 없었던 평영을 배우고야 만 것이다.

이건 무엇인가.
전문가의 도움이란건, 이런 것이다.
천재가 될 생각이 아닌바에야, 기본기만 익히면 되는 바에야,
그냥 중요한 포인트 몇가지 - 일테면 머리를 물에 넣을때까지 기다렸다 발차기 하세요 - 같은 단순한 가이드만으로
나는 평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평영을 익히고, 2주간 더 평영을 연습시키는 수영쌤에게 살짝 반발하려고 할 때,
마치 내 맘을 읽은 것처럼, 수영 쌤,
"다음부터는 접영 발차기 들어갑니다"라는 감동어린 멘트를 날려주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
점점 나아지는 수영실력에, 아, 나는 하면된다는  Can do spirit까지 느끼고 만 것이다.

수영을 통한 수양,
사소한 것이지만, 나에겐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