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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유럽

2일차. 런던 크리스티 경매

by likeitnow 201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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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원대의 경매가 될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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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인테리어 경매 P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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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전 경매 현장. 런던 사우스켄싱턴.


이곳에서 잘못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가는,
줘도 안 가질 법한 2,000만원 짜리 책장의 낙찰자로 오인될 지 모른다.

런던 사우스 켄싱턴의 크리스티 경매장.
이 날은 앤디 워홀의 절친이었던 아무게의 뉴욕 아파트를 장식했던 인테리어 물품이 거래되는 경매가 열렸다.

앞에 앉아있는, 초라해 보이는 양복의 아저씨는 까닥 하는 고갯짓으로 900만원짜리 의자와 600만원짜리 탁자의 새 주인이 되었다.

 

이 모든 것들은 매우 아날로그적으로 진행되었다.
'삐끼' 역할을 하는 경매사 (그의 멘트는 정말로 '사실 분 더 없나요?'였다), 전화로 경매를 진행하는 텔레마케터, 그리고 나를 포함하여 약 스무명 남짓의 참여자가 전부였다. 크리스티의 직원 수가 더 많아 보일 정도였다. 경매주제가 흥행성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네.

 

런던에 가면서 기회가 되면 소더비나 크리스티를 찾아보겠다고 생각했었다.
경매장의 문턱은 예상외로 매우 낮았고,
현자에서 본 크리스티 경매는 화려한 명성에 비해, 다소 저급해 보였다.

Art business라는 이름은 멋지지만,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직업이랄까.
그림을 평가하는 Specialist는 경매의 현장과는 좀 다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역시 동급 최강의 세계는 예술 창작 그 자체에 있지 않나 싶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비듬떨어진 양복의 아저씨는 그새 1,400만원 짜리 소파를 하나 더 지르셨다. 저 너덜너덜한 소파와 탁자를 대체 어쩌려는 거지 생각하는데, 경매사는 자꾸만 돈을 높여 부르며, Sir, 더 하시겠냐고 초라한 아버씨의 지름신을 부추기고 있다.

후기 인상파 경매나, 미국 현대미술 경매 정도 되면 재미 많겠다.
돌고 돌아 찾아갔던 Christie Institute는 초라해보이는 거리의 코너 끝에 있었는데, 창문으로 보이는 도서관에서는 한국아이들처럼 보이는 여자 둘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허술해보이는 학교에 실망 반.
그리고 미술을 공부하는 그들에 대한 부러움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