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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이펙트 이세상에 알고보면 이해못할 인간은 없다지만, 내가 싫어하는 인간형은 있는데, 말하자면 뭐 사달라고 엉겨붙는 사람들이다. 물론 애교로, 혹은 사랑으로 정성이 담긴 선물은 열외다. 특별한 경우과 관계없이 습관적으로 가방이나 보석을 사다라고 떼쓰는 여자들이나, 세상이 많이 변하여 여친에게 뭔가를 사달라는 남자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체질적으로 '사줘'라는 말은 잘 못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까지 꽤 많은 선물들을 받아왔는데, 일테면 흔한 목걸이나 귀걸이에서 나아가 나의 첫 휴대폰, 갖고싶었던 니콘 카메라, 첫 MP3 플레이어, 티파니 목걸이, 유학시절 태평양을 건너 분기별로 받았던 전자밥솥, 각종 음식 패키지들, 집에 놓을 책꽂이, 이사짐 가방, 등등, 뭔가를 사달라고 한 적은 없으나, 결론적.. 2011. 7. 14.
7/12 비오는 화요일 퇴근길, 통근버스에 탈 때만 해도 수영을 가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잠의 기운이 만연한 버스에서, 새로 나온 디자이어폰을 가지고 놀다가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었다. 요즘은 버스에서 잠에 빠지면, 내가 코를 골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푸욱 빠져 잔다. 꿈까지 꾸었던가, 양재에 도착했을 때 운동욕구는 싹 사라진 후였고, 난 좀 더 자고 싶었다. 머리와는 다르게, 마음은 다시 취침하기로 자기로 결정, 신논현에 내려 정신을 차렸을 즈음에야, 수영 대신 취침을 택한 것이 살짝 후회가 된다. 가서 좀 더 평영 연습할걸. 퇴근한 직장인들이 우글대는 강남역 8시, 어쩐지 집으로 막바로 가기에는 아쉬운 시간이다. 근처에 있는 Frisbee 매장으로 선회, 맥의 세계에 빠져보기로 한다. 맥북에어와 맥북 프로, 아이맥과 .. 2011. 7. 13.
90일 project - 수영을 통한 자기수양 바다소녀라는 호칭이 무색하게, 대학다닐 때 장대에 매달려 나오는 수모를 겪으면서 처절하게 수영을 배웠다. 이후에는 어떤 오기가 발동하여, 학교밖에서도 와신상담 수영을 연마하여, 자유영과 배영으로 우아하게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렇게 십수년을 수영했다. 꿋꿋하게 자유영, 배영, 오직 2가지로 십오년을 버텼다. 수영의 국영수는 자유영, 배영이라고 생각했으니, 평영, 접영이야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었고, 또 수영의 기본기가 있는 내가 평영을 배우기 위해 굳이 강습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수영 다니면서 어푸어푸 하면서, 평영은 연습해서 충분히 배울 수 있겠지, 이게 내 생각이었다. 결론은 착각이었다. 난 펠프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평영을 할라치면, 손과 발은 약속이나 한 듯이 함.. 2011. 7. 7.
북경의 밤 갑자기 듣고 싶었던, 니콜키드만과 로비윌리암스의 Something stupid를 듣는 호텔방. 엄청난 경적과, 소음과, 사람들과 가공할만한 건물들의 숲을 지나, 텅빈 거리가 쓸쓸해진 베이징의 밤 11시 28분. 이곳은 70년대와 2010년대가 섞여있는 도시. 우리 부모님 세대의 잘 살아보세가 있고, 7시리즈 BMW와 아우디A6가 넘쳐나는 곳. 과연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할까, 상대적 박탈감에 괴롭지는 않을까 생각해보지만, 어차피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 상대적으로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 것. 내 사촌보다, 내 동료보다 돈을 조금이라도 벌면, 그 자체로 행복할 수있는 게 사람들이다. 출장 보고서는 써야하지만 어쩐지 살짝 멜랑꼴리해지는, 이곳은 베이징. 2011. 5. 18.